DRUNKEN KEVIN

회사

2009. 4. 4. 09:21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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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 그저 그 순간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든 죽지 못해 먹고 살 길을 찾으러 돈을 벌러가든. 그저 지나쳐 가는 일시적인 것일까? 오랜만에 4달 전 다니던 회사를 다녀왔다. 물론, 정식이라고 할 수 없는 병역의 의무를 해결하러 다닌 회사(이하 E회사라고 하자.)지만, 나름 열심히 다녔고,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경험했다. 병역의 의무를 마칠 때 즈음에는 애정도 열정도 모두 식어버려 일말의 미련 없이 붙잡아도 소용없다라는 식으로 나와버렸지만.


 좋은 직장의 기준은 무엇일까.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연봉을 주는 그런 회사?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그런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E회사는 좋았다. 물론 힘든 시기가 더 많았지만, 가족같은 분위기와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로 인해, 힘들어도 참을만 했고 더 많은 연봉에 더 많은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다른 회사의 콜에도 무응답으로 E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다.


 사람들은 더 많은 연봉을 받기를 희망한다. 받는 연봉만큼의 일을 하는지는 중요치 않다고 하자. 같은 조건이라면(내가 늘 얘기하듯이 '어차피 똑같이 야근하고 철야할 거라면'), 좀 더 많이 받는데가 좋을테지. 그래서 나는 변하지 않는 E회사의 복지와 연봉 수준, 그리고 근무의 스트레스를 받고, 이내 질려버리고, 다른 회사의 콜을 후회하기도 했었다.


 다시 간 E회사에는 내가 다니던 때의 직원보다 2배 가량의 직원들이 상주해 있었다. 괜시리 나는 뿌듯해있었다. 내 회사도 아니고, 더 이상 나의 소속도 아니지만, 애정이 없는 듯이 행동했지만, 나의 첫 회사라는 애정이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었나보다.


 회사란, 나의 할 일을 주는 공간이다. 내 꿈을, 비젼을 이루는 공간이다.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즐거운 곳이다. 한낱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은 어찌 좀 슬프지 않는가. 동료애, 일에 대한 자존심, 그리고 소소한 즐거움들. 일을 그만 둔 이 시점에서 조금 그리워진다. 매일 일상이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그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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