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NKEN KEVIN

나에게 쓰는 편지 Pt.2

2016. 5. 31. 09:08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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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오랜만에 이렇게 편지를 쓰네. 그때는 안부를 묻고, 너의 상황과 기분 등에 대해 공감을 하고 조언을 했다면, 이번 편지에선 최근에 많이 하지 않았던 '반성'과 '제안'을 해보려고 해. 하루의 끝에 반성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것과는 모순된 편지이기도 하겠네.


 이제는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다. 5년 전에 편지를 했을 때, 너는 입사한지 반년 정도 지난 애송이 신입사원이었으니까 말야. 물론, 그 당시의 너는 "나는 병역 특례와 프리랜서, 인턴의 경험이 있는 중고 신인이야."라고 떠들고 다녔지. 지금은 어때? 지금은 그 때의 경험과 추가로 5년의 경험이 더해진 나름 경력자인데 말이야. 네가 예상하던 미래의 네 모습과는 많은 것이 달라있지? 생각보다 성장하지 않았고(못 했다는 표현보다는 능동적으로 안 했다는 표현이 더 와닿을거야), 제자리에 많이 머물러 있네. 너 특유의 게으름과, 흥미가 가지 않는 일엔 적극적이지 않다는 핑계 때문에 수많은 슬럼프로 시간을 많이 허비했어. 알지? 그 시간들이 생각보다 많이 쌓여서 굉장한 가치가 있는 그 시간들을 잃어버렸어. 열정적으로 하라는 얘기는 하지 않을께. 남들하는 만큼은 하자.


 말이 나온 김에 그 단어를 얘기해보자. "자강". 알아가고 좋아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자. 최근에 너무 많은 소비적/오락적인 콘텐츠에만 시간을 많이 할애했었는데, 최소 하루에 하나 교육적인 콘텐츠를 보았으면 해. 그것이 업무에 관련되었든지,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이든지, 취미적인 것이라든지. 아, 그리고 책도 좀 읽자, 예전만큼.


 최근에 유독 언행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지? 겸손은 점점 어려워지고, 말은 이성을 거치지 않고 바로 뱉는 경우가 많고, 타인의 감정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생겼어. 경솔해진걸까, 아니면 개인주의자적인 성격을 조금 갖게 된걸까? 게다가 침묵 속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과거의 불 같은 성격이 많이 죽은 것 같아(혹은 작은 것에만 분개하거나).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데 말이야. 나이가 조금 먹어서 변했다는 말도 맞을 수 있겠지만, 이건 역시 이타적인 마음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킬 필요가 있어. 난 이타적인 사람이야.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많이 했던가? 그래, 그래도 건강하게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깨닫고 있잖아. 건강해야 더 즐길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운동을 해야 더 많은 액티비티들을 즐길 수 있으니까. 평생의 숙제 같은 다이어트나 몸짱 같은 얘기는 제쳐 두고, 일단 건강해지자. 좋지 않은 것들(특히나 과음)은 멀리 하면서, 일정 수준의 체력을 갖기로 노력하자.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생각보다 삶 속의 많은 부분들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네. 남들이 거쳐간 이벤트들을 나는 아직 마주하지 않고 있기도 하고, 또래에 비해 여러가지가 느리거나 어리다고 판단되기도 하니까 말야. 남들이 하는 고민들을 공감할 수 없고, 내 관심 목록에 들어있지도 않고. 그래, 그래도 네 삶은 가고 있어. 낭비적 생각은 휴지통에 버리자.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으니까. 모두가 다른거야.


 자, 그럼. 언젠가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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