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NKEN KEVIN

Decade

2020. 10. 5. 12:53

잡담


*

 20대의 10년은 정말 바빴고, 하는 것도 많았다. 대학생이었고, 병역의 의무를 회사에서 마쳤고, 따끈따끈한 신입 사원이 되었다.


 어린 티 풀풀 나는 성인이 되었고, 대학생이 되어 땡땡이도 쳐보고, 대학 생활(학업, 축제 등)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했고, 고급 잡지 비치 알바, 전단지 알바, 공사장 알바, 초등학교 서무실 알바, 타자 알바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일도 해봤고, 남들 다 가는(다 가지는 않는) 군대 대신 회사에서 미리 사회 생활도 경험해봤고, 영어 공부와 취직 준비, 면접 준비도 해봤고, 해외라고는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았던 내가 아프리카가 첫 해외의 발판이 되어 자원봉사를 하게 될 줄도 몰랐다. 20인 이하 작은 회사들에서만 근무 해보다가, 나름 중견 기업에서 인턴도 해보고, 큰 기업에 취업도 하고 해외 출장도 어마어마하게 나가 보고, 여기 저기 해외에서 신나게 놀아보기도 하고.


**

 지금은 어느 덧 직장인 10년차.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시점.


 10년 전의 글을 찾아보면 이 맘 때쯤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동시에 취업이라는 커다란 챕터를 맞이 하려는 설렘이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책도 더 많이 읽고 배움과 성장에 대한 열망도 컸다. 공대의 특성상, 회사 연구소에 배정되어 공부와 업무를 같이 해나가는 경험도 해보았다. 큰 회사의 특성상 전공과 무관한 부서에 배치되어 대학생 때보다 더 많은 공부도 했다. 적성과 전공이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해외출장 뽕(?) 덕에 회사 업무를 잘 해냈다.


 넘쳐나진 않지만 돈도 모았고, 투자를 가장한 투기도 해보고, 자취도 해보고, 돈 버는 독거 청년답게 방탕하게 살아도 보고, 의미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도 보고, 이것저것 새로운 취미를 해보기도 하고, 사람도 더 많이 만나고,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했고, 또 너무나 사랑하게 된 딸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

 내면의 성장은 멈춰버렸고, 더 이상 내면의 성장을 갈망하지도 않고, 스스로 세속적이라는 것들, 무형의 자산이 아닌 유형의 물질들에 대해 갈망하고 집착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꿈이 아닌, 현실에 맞닿아 살아가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이제는 스스로만 돌보는 것이 아닌, 배우자와 아이를 양육하는 양육자의 입장으로 나는 어떻게 이 뒤의 10년을 살 것인가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커리어, 주거, 자산, 육아, 생활의 방향성, 무엇하나 뚜렷한 계획과 정답이 없는 현 상황에서 통찰력과 판단력이 가장 필요한 10년이 될 것 같다. 힘내자. 학습하자. 잘 판단하자. 결단하자. 그리고 비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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