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스크랩] 한국형 가치투자
2023. 5. 14. 23:22 문화
가치투자자는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보단 근현대 역사를 근거로 한 이성을 따라 위기 사태를 바라본다. 바로 자본주의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경험적 사실이다. 이는 다시 말해 인간이 가진 위기 극복 의지와 능력을 신뢰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는 단기적으론 어떤 악재도 발생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길게 보면 결국 회복되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장기적 낙관론을 견지한다.
한번씩 돈을 크게 잃는 이유는 과도한 낙관론이 지배할 때 회의주의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월미도 디스코팡팡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 넘어지고 쓰러질 때까지 놀이기구를 튀기며 악마의 웃음을 짓는 존재.
투자자가 능멸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주식시장의 장난이 언젠가 멈추기 마련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디스코팡팡에서 안 떨어지도록 안전손잡이를 꽉 잡고 멘탈을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는 기회를 봐 위기의 한가운데서 용기를 내 카운터펀치를 뻗어야한다. 이때를 놓치면 수익률 회복이 무척 힘들어진다.
배달앱에서 평점이 5점에 육박하는 가게들의 공통점이 있다. 가격이 착하면서도 음식이 푸짐하고 맛도 좋아야 한다는 점 이다. 이렇듯 가성비를 따져보는 행위는 소비자로서 구매 시의 상식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별로 통용되지 않는 접근인 것 같다. 싸고 좋은 주식보단 내일 당장 오를 주식이 더 각광을 받고, 싸다는 점보단 좋다는 부분이 더 주목 받는다. 어떨 때는 비싸면 비쌀수록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유일한 자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투자의 세계에서 가치value는 기업의 내재 가치intrinsic value를 의미한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어떤 특정한 자산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창출하는 현금흐름의 총합, 즉 수익가치에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가치를 더한 값이다.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원금의 안정성과 적당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행위를 말한다 - 벤자민 그레이엄
초과 이익은 반드시 경쟁을 부른다.
비즈니스 모델 점검에서 중요한 건 업종 자체가 아니다. ROE가 높은지. 높은 ROE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경쟁우위가 존재하는지, 경쟁우위가 유지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시간을 오래 견딜 수 있는 와인만 이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는 그랑크뤼 등급을 받듯 내구성과 지속성은 좋은 기업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순이익이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는 철강, 화학 등 소위 경기순환 기업은 PER 밸류에이션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우선 작은 수요 공급의 불일치에도 이익이 크게 춤을 추기 때문에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 숫자에 아무리 고민해서 PER을 부여한다 한들 적정 가치 값이 정확하기 어렵다. 차라리 앞으로 예측되는 상황과 유사 했던 과거 시기에 받았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적용하는 편이 대충이라도 맞추는 방법이다.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은 역설적이게도 복잡한 밸류에이션 작업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딱 봤을 때 지나치게 싼 종목이다. 한 마디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지 체크하기 위해 굳이 체중계를 동원할 필요가 없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
능력의 범위는 종목 발굴을 위한 자기만의 사냥터다. 테니스로 치면 조코비치는 하드 코트에서, 페더러는 잔디 코트에서,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 내가 어떤 분야에 능통한지 냉정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사냥에 나서길 바란다. 그리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사냥터를 계속 확대해나가라.
우리는 눈치보다 맷집에 의존하는 플레이어다. 특히 종목에 확신이 있다면 주가가 빠지는 대로 맞으면서 주식을 사 들어간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주식은 물리면서 사모아가는 거고 장기수익률은 그 맷값이라고까지 여긴다. 가끔 우리끼리 코리안좀비 정찬성 선수와 비슷한 스타 일이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다. 미스터마켓은 가끔 타이슨처럼 핵편치를 쏟아 붓는다. 당연히 그 앞에 서면 공포스럽다.하지만 컵에 질리지 않고 링을 떠나는 일 없이 끝까지 버틴 것이 지금껏 우리가 살아남은 비결이었다고 생각한다.
최준철의 분석 팁
- 한종목에 여러 가지 투자 아이디어가 투영될수록 좋지만 결국 주가 상승은 가장 강력한 아이디어 하나의 발현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투자 아이디어의 강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에너지를 차별적으로 투입할 필요가있다.
- 재무상태표 상에서 납입자본금이 적은 대신 이익잉여금이 커 액면가 기준으로 고가주(예. 주당 100만원)일수록 비즈니스 모델이 우월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고가주들 비싸다고여겨 기피하고는 한다.
- 매출총이익률이 높을수록 외부 환경에 내성이 강한 고부가가치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마케팅비는 영업이익률을 갉아먹는 나쁜 요소로 인식되는경우가 많은데 매출신장을 위한 투자의 개념이므로 일관성과 효율성의 차원에서 해석하는 편이 옳다.
-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 아이디어를 한두 마디로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분석이 잘 되었다는 증거다. 잘 되면 더 좋고 안 되어도 크게 나쁘지 않은 꽃놀이패의 성격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면 종목 선택까지 잘 되었단 뜻이다.
김민국의 분석 팁
- 회사의 진가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드러난다. 과거 시계열을 길게 잡아 IMF 금융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의 숫자를 파악해보면 사업의 방어력이 얼마나 단단한지, 경영진의 위험 관리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판단이 가능하다.
- 부동산을 히든 에셋으로 삼아 아이디어를 검증한 후 흥분감 넘치는 기대를 가진 적이 많았다. 하지만 부동산의 수익화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도시계획이나 토지수용 같은 강제 이행 여부를 살펴야 한다.
- 기업은 신사업을 계획할 때 관련 인력이 필요하므로 어딘가에 채용 공고를 내야 한다. 채용 사이트에서 분석 대상 회사를 검색하면 채용 분 야와 필요 인원이 나와 있다. 이 내용을 포착할 경우 신사업 추진에 대한 확신을 더할 수 있다.
- 한 번에 사업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최초 분석은 굵은 점 하나를 찍은 셈일 뿐이다. 종목을 처음 볼 때는 많은 시간이 소 요되지만 시차를 두고 반복해 보게되면 분석 투입량이 갈수록 절약된다. 이해도도 당연히 점증한다.
변동성을 극복하는 방법은 변동성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만약 변동성이 없다면 어떻게 주식을 싸게 샀다 비싸게 파는 일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예금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권투선수가 편치를 맞는 것을, 타자가 날아오는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주식투자자는 주식의 변동성을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월한 지주회사
-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동시에 성장 여력이 떨어진 사업을 정리하는 결정을 하는 지주회사
- 다양한 분야에 걸친 복합지주회사보다 하나의 산업 군으로 그룹 전체가 전문화되어 있으면서 자회사 지분율이 높은 단순한 지주사
- 별도 재무제표가 우량한 지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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