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2011. 8. 22. 21:57 문화지난 번에 읽은 시집은 솔직히 조금 어려웠다.(특히 어휘가) 그리고 분위기도 어두컴컴하니 시니컬한 맛이 있었다. 그래도 시라는 새로운 장르에 눈을 뜨게 되어서 시집을 한 권 더 사게 되었다. 지난 번 시집은 책의 제목때문에 골랐지만, 이번 시집은 시인의 이름을 보고 골랐다. 그렇다고 내가 박노해가 누군지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어떠한 성향을 갖고, 어떠한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정도는 알고 있어 12년 만에 나온 그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구입하게 되었다.
아, 리뷰를 시작하기 전, 일단 이 책은 보수적인 성향의 정치관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읽지 않는게 좋다. 정치색이 없는(?) 나조차도 약간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어떠한 사상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동조하지만 계속해서 보다보면 이건 혹시 사상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수필스러운 느낌도 있어 수필을 좋아하는 나는 좋았다. 또한 단 두 줄의 문장이라도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하고 답을 찾게 만드는 그의 문장이 좋았다. 시 중의 대부분이 그가 감옥살이 하면서 쓴 듯한 시, 이라크 등 전쟁지역에서 쓴 시 등이 많다.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소년, 소녀의 이름도 많이 등장하니 당황하지 말기를.
책의 페이지가 대략 55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이 시집을 읽기란 무리인 것 같다. 하루에 10~15편의 시를 읽어도 머리가 터질 지경. 종종 맘에 들지 않는 주제의 시는 Skip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시집은 천천히 생각할 시간이 많을 때 읽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 책의 끝자락에 실린 시를 하나 쓰고 리뷰를 마친다.
결단 앞에서
평소에는 생각이 많아야 한다
그러나 결단 앞에서는 단순해야 한다
옳은 결단은 언제나 내어주는 쪽이다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나면
새로운 복잡함과 역풍이 불어 닥치고
반드시 그 결단을 후회하게 되리라
그것을 얼마나 단순하게 잘 견뎌내느냐가
결단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진리는 언제나 복잡한 현실을 품고
가장 단순한 얼굴로 걸어가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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