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NKEN KEVIN

삶의 냄새

2010. 2. 11. 21:44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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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마다 삶의 냄새가 난다. 퇴근 하는 간호사에게선 약 냄새와 퇴근길에 구입한 아메리카노의 향기가 섞여서 조금은 역겨운 달달한 아메리카노 약물 냄새가 난다. 영업과 접대에 찌들어 지하철 구석에서 잠들어있는 비즈니스 맨에게서는 소맥인지, 양맥인지, 고약한 술냄새와 툭 튀어나온 배에 들어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느끼한 기름 냄새가 난다.


 이러한 물질적인, 특정한 입자의 냄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약간은 관념적인 혹은 추상적인 냄새도 존재한다. 어떠한 사람들에게는, 행복의 냄새가 나기도 할 것이고, 슬픔과 절망의 냄새가 나기도 한다. 우리네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여러가지 냄새를 풍긴다.


 삶의 냄새라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떠한 마음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다양하고 복합적인 냄새를 낸다.


 삶의 향기라는 고급스러운 표현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냄새라는 단어가 좀 더 인간적인 표현으로 다가온다. 지금 내 삶에서는 무슨 냄새가 날까, 무미건조한 먼지의 냄새가 나는 것일까, 두근두근 심장을 뛰게하는 화이트 초콜릿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냄새가 날까.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나는 페인트나 석면, 땀에 절은 노동의 냄새가 날까. 아니면, 도서관에서 맡았을 법한 취업난에 고생하는 취업 준비생들의 냄새,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열심히 보고 있는 아저씨의 냄새일까. 재즈바에서 나는 색소포니스트의 어렴풋한 입 냄새와 드러머의 땀 냄새, 그리고 테이블에 시켜놓은 무알콜 칵테일의 냄새일까.


 이상적인 냄새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그러한 냄새를 낼 수 있을까?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손길의 냄새? 가정을 살피는 가장들의 냄새? 자신의 자아를 구하고, 실현하고자 구입한 책의 냄새?


 당신의 삶의 냄새는 무엇인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이다. 삶의 냄새가 삶의 목표로 가는 길을 제시해줄지도 모른다. 코를 킁킁 거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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