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NKEN KEVIN

갈림길

2012. 8. 26. 07:41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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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실함이 용기를 불러 온다. 절실함이 성취를 이룬다. 나는 절실한가? 내 열정은 어디에 있으며, 내 마음은 무엇을 보는가. 마음도, 머리도 비어있지 않다. 깨끗하게 비어있을 때는 무언가를 집어서 채워 넣기 쉬웠다. 지금은 잘 채워지지 않는다. 마음도, 머리도.


 그래서 길을 잃었다. 갈림길에 서서 방황하다가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나, 더 많은 갈림길들이 생겨버렸다. 고민하고 주저하다가 갈림길은 더욱 더 많아져 버렸다. 내가 조금 더 절실했다면, 내가 조금 더 원했다면, 갈림길들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고, 길을 따라 걸었다면 지금은 좀 더 고요한 오솔길을 걷거나,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닷길을 걸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더 많은 갈림길들을 만들었기에 더 생각하고 더 마음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불필요하게 가득 차 있던 마음과 머리를 비워버릴 수도 있는 갈림길이다. 갈림길들 사이에서 채워진 머리와 마음의 에너지들을 쏟아버리자. 그리고 걷자. 붙잡고 있지 말고 생각들을 하나 하나 비워 나가자. 그럼 그렇게 갈림길들은 사라진다.


 갈림길을 걷는다. 내가 선택하지 않는 갈림길들을 지워가면서. 그래, 머리와 마음이 홀가분 해진다. 길 너머의 손짓이 마음을 채워준다. 하늘 위의 따스함이 머리를 채워준다. 아,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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