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라는 단어에 무덤덤 해진 즈음에
2012. 10. 23. 16:56 잡담이 시대에 사는 우리는 '성공'이라는 개념에 환호한다. 성공을 좇고 성공을 위해 산다. 서로 성공의 기준을 잡고 부단하게 노력한다. 이름을 떨치려 하거나 막대한 부를 바라기도 한다. 나 역시도 그러한 성공의 기준을 잡고 열심히 이름을 남겨보자 하며 살았었다. 성공과 노력에 관련된 명언들도 잔뜩 모아 붙혀 놓았었다.
보폭을 작게 하라. 어떤 것에도 걸려 넘어지 않도록 하라. 당신의 걸음 하나 하나는 퍼즐 조각 같은 것이다. 그것들이 모여 한장의 그림이 만들어진다.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당신은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 긍정적인 목표에 도달한 것이다.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 있어서, 나는 그 외의 방법을 알지 못한다.
- 마이클 조던
어떻게 하면, 무엇을 하면 성공할까 고민하고 이것 저것 손을 대기도 하였다. 하지만, '왜?'라는 물음에는 만족할만한 답이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딱히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지 못했다. 흔히들 말하는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해서 T자형 인재가 되지 못하고 ㅡ자형 범재로 머무르게 되었다. 그러면서 의욕도 잃게 되고 머리와 손을 비우는데에 열중하게 되었다. 남들이 하는 것들,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몇몇은 아무런 생각 없이 해나갔고(하기 싫은 건 절대 안 하는 성격인 내가 그런 것들을 해나갔는 것 자체가 뿌듯하긴하다.), 지금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더 이상은 '성공'이라는 단어에 매료되지 않는다. '최선의 노력'과는 거리를 두었다. 무의미하게 산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는 최선까지는 아니지만 적정 수준의 노력은 하고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 정도랄까.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 알랭 드 보통 《사랑의 기초》 中
평범하다는 것이 옳지 않은 것이 아니다. 평범한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평범한 것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난 비범한 사람이 아니기에 좀 더 평범한 길을 택했고, 그 안에서의 의미를 찾고 있다. 여유도 갖고 있고, 좀 더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투자도 할 수 있고,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성공을 좇지 않는다. 하지만 성공을 좇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성공을 좇지 않는다고 성공하지 못 했다고 실패가 아니다. 그저 우리는 또 새로운 하루를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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